작은 업무부터 시작해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는 디자이너

승기님은 한국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하고 쥬얼리 디자이너로 경력을 시작했다. 일본유학 후 커리어 전환에 성공해 지금은 도미노피자의 Digital Experience Designer로 일하고 있다.

승기님이 처음부터 도미노피자의 Digital Experience Designer로 조인한 건 아니다. 처음에는 이메일 뉴스레터 디자인을 맡았다. 과연 커리어에 도움이 될지 걱정도 많았다.

“크게 보면 디지털과 관련이 있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해서 조인했습니다. 일단 들어가면 거기서 제 업무를 확장 시키는 건 제 노력에 달려있다는 생각이었어요. 처음에 이메일 뉴스레터 디자인 업무만 1년 정도 했어요. 커리어관점으로 보면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고, 하찮게 보여질 수 있는 일이지만, 그 일을 하면서 마케팅적인 관점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승기님은 이메일 뉴스레터를 디자인하는 데 있어서 구독을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 구매를 한 사람과 안 한 사람 등으로 세그먼트를 나눠서 내용이나 디자인을 커스터마이징 하는 등으로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해 나갔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메일도 웹사이트도, 도미노피자라는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여러 채널 중 하나에요.”

꾸준한 노력 끝에 뉴스레터뿐 아니라 웹사이트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같은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도미노피자는 일본에만 800개 점포를 가지고 있고, 정규직 직원수만 770명인 큰 조직이다(자료: 도미노피자 홈페이지(2022.1.13. 확인)). 디지털 경험이 없는 디자이너가 그 안에서 목소리를 내도 될까, 망설여지는 순간이 많았다.

“‘나는 디자이너니까 디자인만 해야지’라고 생각하면 토론 장소에 영원히 낄 수 없습니다. 일단 들어가서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참가만 하셔도 좋아요. 모르는 건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아요. 모르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는 분들에게 배우고 후에 스스로 지식을 보충하면 됩니다.”

일하면서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 물었다. 외자계답게 영어가 30%, 일본어가 70% 정도라고 했다. 승기씨 입장에서는 영어도 일본어도 모국어가 아닌 언어다. 커뮤니케이션을 해 나가는 데 어려움은 없을까.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건 확실히 큰 무기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커뮤니케이션을 잘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말하기 전에 본인의 논리가 정립되어 있고 그 근거가 확실하면 두려움은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도미노피자의 경우에는 사내에 통역팀이 따로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그 분들의 힘을 빌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승기씨가 속한 Creative Production Team은 팀 전체가 디자이너로 구성되어 있다. UI/UX 업무에서는 디자인 관점에서 사용자 경험을 설계해 더 좋은 경험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전체적인 UX를 망치지 않고 배너 디자인을 어떻게 해야 구매로 이어질지에 대해, 클릭수나, 오더수, 전환율등 주요지표를 비교해서 매주 개선해나가거나, 상품 메뉴 리스트의 UI를 보기 쉽게 개선하는 일이다. 디자인 관점에서 정보의 우선순위와 최적의 장소, 도미노피자의 전체적인 브랜딩 등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디자이너들은 무대 뒤에서 숨겨진 존재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디자이너만이 가지고 있는 관점들은 기획자나 경영자의 인사이트와는 또 다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제 업무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전략에 공헌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확장해 나가고 싶어요. 후배 디자이너님들도 자기만의 관점을 소중히 하고, 목소리를 더 내 주셨으면 좋겠어요.”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께 홍승기님의 멘토링을 추천합니다.

- 학부전공이나 직전 직장과는 전혀 다른 분야로의 커리어 전환, 특히 IT나 디지털 분야로의 진출을 계획하고 계신 분

- UI/UX 디자이너가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신 분

- 외자계/외국계 기업 취업에 관심이 있으신 분

글: 최연수